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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사랑 이야기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도종환

by 월영공주 2008.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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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향기 하나로

먼 곳까지 사랑은 전하고..
새들은 아름다운 소리 지어

하늘 건너 사랑을 알리는데
제 사랑은...

줄이 끊긴 악기처럼 소리가 없었습니다

 


나무는 근처의 새들을 제 몸 속에 살게 하고
숲은 그 그늘에

어둠이 무서운 짐승들을 살게 하는데
제 마음은 폐가처럼

아무도 와서 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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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하늘 한복판으로 달아오르며 가는 태양처럼
한번 사랑하고 난 뒤
서쪽 산으로 조용히 걸어가는 노을처럼
사랑할 줄을 몰랐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면서 얼지 않아
골짝의 언 것들을 녹이며 가는 물살처럼..
사랑도 그렇게 작은 물소리로..

쉬지 않고 흐르며 사는 일인데..
제 사랑은 오랜 날 녹지 않은 채

어둔 숲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마음이 닳아 얼굴이 따라 닮은 오래 묵은 벗처럼..
그렇게 살며 늙어가는 일인데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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