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戀歌)
그리움으로 날이 저무는
외로움 속에서도
웃음 웃을 수 있는 것은
이미 내 안에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다림으로 하루 해가 저무는
쓸쓸함 속에서도
견뎌낼 수 있는 것은
이미 내 안에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깊은 외로움에
울부짖는 밤이 찾아와도
참아낼 수 있는 건
흐드러진 달빛 타고
창가에 부서지는
님의 영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지섣달 긴긴 밤
적막한 그리움에
가슴이 갈기갈기 찢기워도
진정 아프지 않은 까닭은
허리꺽인 갈대의
서걱거리는 울음소리가
내 아픈 가슴 보다
더 절절하게 아려오기 때문입니다
가슴에 멍든 상처
딜빛으로도 지우지 못해
서러운 밤이거늘
어쩌자고 야윈몸 뒤척이는
이런 밤에는
하염없이 내리는 하얀 눈송이처럼
그리움만 소복소복 쌓이더이다
지난 가을 날
빛고운 낙엽에 물들어 놓은
그대 추억 한자락 꺼내어 놓고
뜨거운 커피 한 잔
나누어 마시려는데
어디선가 불어 온 찬바람이
창밖 앙상한 겨울 삭가지만
파르르 흔들고 가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