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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글♡그리움

등/ 서안나

by 월영공주 2007. 4. 5.

[Ruodolf Kharatian作  Embrace]

 

등이 가려울 때가 있다

시원하게 긁고 싶지만 손이 닿지 않는 곳

그곳은 내 몸에서 가장 반대편에 있는 곳

신은 내 몸에 내가 결코 닿을 수 없는 곳을 만드셨다

 

삶은 종종 그런 것이다, 지척에 두고서도 닿지 못한다

나의 처음과 끝을 한눈으로 보지 못한다

앞모습만 볼 수 있는 두 개의 어두운 눈으로

나의 세상은 재단되었다

 

손바닥 하나로는 다 쓸어주지 못하는

우주처럼 넓은 내 몸 뒤편엔

입도 없고 팔과 다리도 없는

눈먼 내가 살고 있다

 

나의 배후에는

나의 정면과 한 번도 마주보지 못하는

내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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