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명절이 온다. 올해 명절은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길게 10일, 짧게는 5일 정도 연휴를 갖는 회사가 많다. 특히, 올해 긴 연휴 탓(?)에 해외로 여행을 가는 출국자들이 붐벼 해외 비행기 표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렵다.
"꼼짝마라네. 이번엔 명절 좀 빠지나 했는데. 그 설거지 또 다 언제 해?"
여자의 명절증후군은 남자들이 생각하는 수준 이상이다. 손님맞이, 명절음식 준비하기 등으로 허리 펼 시간이 없이 바쁜 여자들의 고충은 비단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가장 큰 불편 하나가 손님들의 방문이 일정치 않다는 것이다.
정시정각에 왔다가 정시정각에 가시면 얼마나 좋으련만, 때때로 왔다가 가는 손님들이 한번 가고나면 언제나 설거지가 수북 쌓인다. 설거지는 요즘도 여자들의 몫으로 남는 가정이 많다.
여자에게 '요리'나 '음식' 만들기는 하나의 '꾸미기'로 즐거울 수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분리 작업'인 설거지는 배부른 상태에서 하기도 귀찮거니와 핑계대고 이리저리 미루다 보면 냄새 나고, 눈 앞에 보이는 그 지저분함 때문에 도저히 여자로서 참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는 것이다.
결국, 설거지에 나서서 기름기에 음식 찌꺼기에 그릇을 깨끗이 씻다보면 아무리 고무장갑을 끼고 했더라도 주부습진의 공포가 기다리고 있다. 핸드크림을 바르고 맛사지를 받아도 한 두 번이지, 여자들에게 설거지의 공포는 또다시 찾아온다.
요리는 하기 싫진 않은데, 설거지는 죽도록 싫다는 여자 친구나 아내를 둔 남자라면 이제 여자친구의, 아내의 피부를 생각할 때이다.
가꾸고 꾸미기는 여자들 본성이지만, 분리와 해체는 남자들 본성이다. 어린 남자애들에게 장난감을 주면 하루가 멀다하고 해부실로 들어가는 이유가 그것.
한번은, "왜 여자는 자신을 꾸미기에 좋아할까?"라는 질문을 외국 여자 친구들에게도 물어본 때가 있었는데, 미국, 유럽, 프랑스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여자 친구들이 하나같이 답하기를,
"여자니까." 라고 대답한다.
다시 찾아온 명절. 1년 내내 명절은 여자를 기다리고 있다. 피해갈 수 없는 명절이라면 남자들의 설거지 협조도 받고, 내 피부 지키기에 좋은 재료를 준비하는 기회로 삼아보면 어떨까?
명절음식 준비하면서 여자들이 피부를 위해 준비할만한 재료로는 '창포 잎, 복숭아 잎, 오말유 잎, 유자 씨'가 있다.
이 재료들은 계절에 따라 피부 관리에 사용되었는데, 봄에는 창포 잎을 우려낸 물로 피부에 윤기를 냈고 여름에는 복숭아 잎을 우려낸 물이 귀신 쫓고 각종 전염병을 예방한다는 믿음 때문에 애용됐다. 가을에는 오말유 잎을 우려내어 지친 피부나 여드름에 사용했고 겨울에는 유자 씨를 절구로 찧어 우려낸 물로 피부 트임과 건조를 예방했다.
제사 문화와 명절에 가족 친지가 모이는 풍습은 조선시대에도 있었고, 조선시대 남자라고 무뚝뚝하고 여자 위에 군림하던 것만은 아니었는데, 안정복(1712~1791)이 한문 번역한 것으로 알려진 가전체(假傳體) 소설 <여용국전(女容國傳)>에 따르면 당시엔 '여성의 화장'을 '국가 정치'에 비유할 만큼 권장했었고, ‘보색서’라는 화장품 전담 관청도 있었다. 조선 여인은 신분이 높을수록 희고 윤택한 피부를 품위 있는 신분의 징표로 여겼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례는, 임진왜란(1592년) 직후 일본에서 발매된 화장수 ‘아침이슬(朝露)’을 소개하는 문구 중에는 ‘조선의 최신 제법으로 제조한…’ 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사용하던 아침이슬(朝露)의 화장품 제조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남자들이 여자 화장하는데 왜 그렇게 시간 오래 걸리냐고 묻는다면 자신있게 얘기하자.
"몰라? 나 지금 정치하는 중이야!"
글 | 패션디자이너 Victor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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