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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의 여유

가을 맛이 나는 차를...

by 월영공주 2008.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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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맛이 나는 차를 마시고 있습니다

가을을 입었습니다
지난 봄 부터 내가 수고해서 만든 옷이 아니라

 그대가 나를 위해 손으로
만든 옷이 있어 차가워진 바람 앞에 서 있습니다

나 보다 더
내가 기뻐하는 것 보다
그대가 더 기뻐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가을이 참 좋습니다
내 눈으로 보지 않고 지그시 눈을 감고 영혼으로 
내게 입혀진 하얀 옷을 만질 수 있습니다

가을은 심술을 부리면서
엷어진 치마를 들쳐 버리고 있지만

 그래도 내 영혼에는 그대 사랑만으로
만들어진 좋은 옷이 나를 감싸고 있습니다

그것을 느끼면서
나를 사랑하고 있는 그대를 느끼면서
내 입술을 적시는

가을 맛이 나는 차를 마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대 손을 붙잡고 가을이 떨어지는 길에서
그대 팔을 꼭 붙잡고 걷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대가 더 즐거워 합니다
그대를 잡은 팔에서 전해오는 느낌으로

 내 가슴이 뛰고 있는데 나보다도
그대가 더 즐거워 하며

파란 하늘 아래로 미소를 보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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