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얀 향기의 뜨락

어느 가을 날의 편지 ~~▤

by 월영공주 2008. 10. 20.

                                             http://planet.daum.net/taes415/ilog/6358895 복사


어느 가을 날의 편지 / 바이올릿 큰일났어요. 요즘 제가 제대로 가을 바람에 바람난 것 같아요. 지난 주말엔 집 바로 뒤에 있는 북한산을 올라갔다 내려왔는데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에 깜짝 놀라 바라보니 바로 상수리 떨어지는 소리였더라구요. 순간 뽀르르 소리에 뒤돌아보니 나무 타고 올라가는 다람쥐 알밤을 돌려가며 먹는 모습이 귀여운 아이 오물거리는 것 같더군요. 어제는 얼마나 걸었는지 몰라요. 길 가에 피어있는 코스모스도 실컷 보고 멋진 자세로 싸이클 타는 이들도 몇 명씩 무리지어 걸어가는 이들도 호젓하게 혼자 산책하는 이도 지켜보며 행복해 했답니다. 가을 바람 불어가는데 그 바람 속에 나도 있었답니다. 이 가을을 맘껏 즐기고 싶었답니다. 이 가을을 맘껏 사랑하고 싶었답니다. 한번 외출하면 들어가기가 싫어지던 걸요. 그만 가을 타라고 그댄 위로같은 말을 해 줄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말리지 마세요. 얼마 남지않은 가을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느껴야 하니까요... 가을 햇살에 까매져도 좋기만 하네요. 그대에게 가을 편지를 보낸다 하고는 어쩜 가을이 다 끝나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지금 난 가을과 사랑에 빠져있으니까요. 내 게으름을 탓하진 마세요. 나보다 더 게으른 그대는 어떤 흔적도 남겨놓지 않으니 야속도 하네요. 그냥 내 생각만 들여다 보시고는 씨익 소년같은 미소만 지으시고 가버리시네요. 먼저 연락 주시면 될텐데.. 그리 못하신다면 여기 그리운 마음만 전송합니다^^



    오늘의 일기: 독서의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