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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의 여유

커피를 내리는 일처럼...

by 월영공주 2008. 9. 1.

 

 

커피를 내리며 

 

커피를 내리는 일처럼
사는 일도 거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둥글지 못해 모난 귀퉁이로
다른 이의 가슴을 찌르고도
아직 상처를 처매주지 못했거나..

 

 

우물 안의 잣대품어
하늘의 높이를 재려한 얄팍한 깊이로
서로에게 우를 범한 일들..

 

 

 

새벽 산책길..
이제 막 눈을 뜬 들풀을
무심히 밟아댄 사소함까지도
질 좋은 여과지에 거를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는 일은..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것처럼

 

마음과 마음의 온도차이로 성에를 만들고
닦아내지 않으면

등을 보여야 하는 슬픈 배경..

 

 

 

가끔은, 아주 가끔은..
가슴 밖 경계선을 넘어와서

눈물나게 하는 기억들,

 

이 세상 어디선가

내게 등을 보이고 살아가는 사연들이 있다면

걸러내어 좋은 향기로 마주하고 싶다.

 

 

커피 여과지 위에서
잊고 산 시간들이 따뜻하게 걸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