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월에 띄우는 편지/ 傑 岸
푸른잎 꽃과함께
오월이 다가 왔다
뻐꾸기 울고 찔레꽃 피는
오월이 다가 왔다
흰 머리칼은
한올 두올 늘어만 가고
또 오월은
이렇게 어김없이 찾아왔다
찔레꽃 피는 오월이면
아련히 피어오르는
찔레꽃 향수
해마다 오월이면
생각나는 그 사람
목련꽃처럼 환하게 웃던
갓 열여섯
해맑은 댕기머리 소녀
아카시아 향기 그윽하던 길을
어두운 산길따라
호젖이 걷곤 했었지...
그리고는
나 먼저 돌아서 가라며
어귀에 서서
까치발로 손사래 하며
환하게 웃던 그 소녀
그 소녀는 끝내 돌아오지 않고
그 후 아무도
그녀의 소식을 전해주지 않았다
해마다 오월이 오면
그 소녀의 입술
눈동자를 잊지 못하고
빛 바랜
마음의 흑백 사진만을 떠올린다
이제는 낡아버린
옛 사랑의 이야기들...
오늘도 수취인 없는
길고 긴 사랑의 편지를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