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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마중 가던날~~

월영공주 2009. 3. 15. 17:26

 

                
                이른 봄 마중 가던 날 / 김미옥
                긴 잠에서 깨어나 
                문턱에 걸터앉은 
                대지의 늘어진 하품에
                부산하게 봄 마중을 나간다 
                양지바른 담장 아래
                이름표 없이 
                고개 내민 여린 새순 하나
                숨죽인 듯 서 있다
                이파리 사이로 쑤욱 올라온 대궁
                가만가만 걸어가
                성근 가슴에 부는 바람 다독이듯
                조심스레 어루만지다 
                생체기를 내고 말았다
                한발 앞서 성급하게 달려왔음을 
                후회라도 하듯
                부르르 온몸을 떠는
                꽃 대궁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다
                내 가슴에 달라붙은 상흔처럼
                꽃 한 송이 피우지 못하고 꺾어진
                가여운 새싹의 지청구를
                아나스러운 마음으로 꼬옥 보듬는다
                이른 봄 마중을 가던 날에
                *아나스러운: 미안하다의 함경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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